나들이

강원도 영월 장릉 탐방 후기

sweetnlight 2023. 11. 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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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0~18:00 (입장마감 17:30)
정기휴일 없음
성인 기준 입장료 2,000원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무료
주차 무료

 

강원도 영월에는 어린 나이에 왕위에서 쫓겨난 소년 임금인 단종의 능이 있는 곳입니다. 참고로 능이란 왕과 왕비의 무덤을 일컫습니다. 단종은 1452년 왕위에 올랐으나 3년 뒤에 노산군으로 강봉 되어 세조에게 왕위를 넘겨주고 영월 청령포로 유배를 왔습니다. 이곳에서 2개월 남짓 생활을 하다가 처소를 관풍헌으로 옮겼으며 수년간 자신의 외로움을 표현한 흔적만 남긴 채로 세상을 떠나고 영월에 묻히게 되었습니다.

 

조선시대 제6대 왕이었던 단종의 능을 장릉이라고 합니다. 장릉은 1457년 영월호장 엄흥도가 노산군의 시신을 현재의 자리에 가매장하였습니다. 1516년에 노산군묘를 찾아 봉분을 만들었으며 1581년에는 노산군묘에 석물을 세우고 제사를 지내기 시작했습니다. 1698년에 단종으로 복위를 시킨 후 능의 이름을 장릉이라 칭하고 능침과 건축물을 조성한 것이 지금의 모습입니다.

 

장릉은 일반적인 조선왕릉과 다릅니다. 왕의 능침 아랫 편에는 단종의 충신들을 위한 건축물이 함께 세워져 있습니다. 단종을 위해 목숨을 바친 충신위 32인, 조사위 186인, 환자군노 44인, 여인위 6인을 합하여 268명의 위패를 모신 장판옥과 이들의 영령을 추모하기 위하여 매년 단종제향과 함께 제사를 지내는 배식단이 있습니다. 장릉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하루코스로 좋아요

 

서울에서 출발하면 차로 3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입니다. 아이에게 현장체험학습만큼 좋은 교육은 없을 것 같아 부지런히 준비하여 다녀왔습니다. 오고 가는 길이 많이 막히고 피곤하기도 하지만 현장에서 보고 듣고 오는 체험학습을 기대하며 갔는데 결과적으로는 대만족입니다. 당일 가족여행 코스로 추천합니다.

 

청령포는
단종의 생활상이 가득한 곳

 

영월에 도착하여 나룻배를 타고 영릉이 있는 청령포로 이동하였습니다. 청령포는 삼면이 깊은 강물로 둘러싸여 있고 한쪽은 험준한 절벽으로 막혀 있어서 배로 3분도 채 안 걸리는 짧은 거리지만 배로 강을 건너지 않으면 밖으로 나갈 수 없어 유배지로써 청령포는 일반적인 육지에서 오는 안도감이 없이 마음의 거리를 더 두게 만드는 장소인 것 같습니다.

 

청령포
청령포

 

청령포는 오늘날 숲으로 조성되어 보전되고 있습니다. 단종이 유배되었던 유서 깊은 장소에는 울창한 송림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방문했을 당시에도 경치를 즐기는 관광객들로 가득했습니다. 산림이 풍성한 수목원입니다.

 

현재 이 숲 안에는 유배된 단종의 생활상, 한양에 남겨진 부인 정순왕후 송 씨를 생각하며 직접 쌓았다는 망향탑, 영조 39년 (1763) 단종이 유배되어 거처한 곳이라는 것을 표시하기 위해 세운 비석인 단묘재본부시유지비 등이 보전되어 있습니다. 특히 단종이 자주 올라갔다는 관음송은 천연기념물 제349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청령포와 관풍헌
청령포와 관풍헌

관풍헌은
단종의 그리움이 한 편의 시로

 

관풍헌은 단종이 청령포에서 머물다가 선조 36년 (1605년)에 큰 홍수로 더 이상 머물 수 없게 되자 이주하여 지낸 곳입니다. 관풍헌에는 큰 은행나무 옆에 자규루라는 누각이 있는데 이곳에서 자규시를 읊으신 것이 계시가 되어 자규루로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영월에 어느 곳을 가든 곳곳에 단종의 그리움이 남아있다고 느꼈습니다.

 

충신들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는 곳

 

단종과 그의 충신에 관한 이야기가 크게 다가왔습니다. 장릉은 다른 조선왕릉에 비해 병풍석과 난간석, 무석인 등을 줄여 간소하게 조성된 곳이지만 실제로 얻은 교훈은 가장 컸습니다. 영월에는 단종이 자신의 그리움과 외로움을 표현했던 장소인 청령포와 관풍헌에 돌탑과 마음을 담아 지은 시로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단종의 외로움과 비극은 슬픈 일이지만 그의 주변에서 끝까지 그를 지켜내려고 목숨을 바친 충신들의 이야기는 그를 더욱 특별한 왕으로 기억하게 만듭니다.

 

단종이 잠들어 있는 장릉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배워가야 할 것이 참 많았습니다. 왕권을 위한 무차별적인 행위가 비단 조선시대에만 국한된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지난 역사의 과오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배울 것을 배우고 깨닫는 계기가 되기를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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