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으뜸 궁궐인 경복궁을 다녀왔습니다. 경복궁을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경복궁이 자리를 잡은 터가 미학적으로나 기능학적으로나 참 좋은 자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당시에는 내비게이션도 인공위성도 없었을 텐데 어떻게 이렇게 최적의 장소를 골라 자리를 잡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관람정보
3월~5월, 9월~10월 09:00~18:00
6월~8월 09:00~18:30
11월~2월 (겨울철) 09:00~17:00
매주 화요일 휴궁일 (휴궁일이 대체 공휴일을 포함하여 공휴일과 겹치면 개방하며 다음 일을 휴궁일로 정함)
내국인은 24세 이하 무료, 65세 이상 무료, 25세~64세 3,000원입니다. 외국인은 18세 이하 무료, 65세 이상 무료, 19세~64세 3,000원입니다. 무료 대상자도 매표소에서 무료입장권 발권 후 입장하셔야 합니다. 4대 궁 및 종묘 통합관람권이 10,000원 (구입일로부터 3개월간 유효)입니다. 한복 착용자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무료 해설 관람을 추천합니다. 관련 문의는 경복궁 관리소 (02-3700-3900)로 하거나 누리집 홈페이지 안내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언어권별로 운영하며 경복궁 안내실 앞에서 소집하며 해설은 총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수문장 교대 의식이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있으며 수문장 파수 의식이 오전 11시와 오후 1시에 있습니다.
지하철을 이용하실 경우 3호선 경복궁역 5번 출구 혹은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로 나오시면 됩니다. 자가용 이용 시 광화문에서 삼청동 가는 길 초입 좌측 편에 위치한 경복궁 부설주차장에 주차합니다. 주차 요금은 기본 1시간에 3,000원이며 초과 10분당 800원입니다.
건축물
1395년 창건된 경복궁은 직사각형 모양의 남북으로 길게 배치된 조선왕조 시대에 왕이 거처하는 궁궐 가운데 으뜸이 되는 궁궐입니다. 북쪽으로는 백악산에 기대어 터를 잡았고 남쪽으로는 정문인 광화문을 두고 지금의 세종로인 정치와 경제의 중심인 육조거리가 있었습니다.
정도전이 지은 경복이란 이름은 새 왕조가 큰 복을 누려 번영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경복궁은 임진왜란 당시 전소되어 고종 4년(1867) 흥선대원군의 주도로 중건되었습니다. 다시 일제강점기 때 90% 이상 훼손된 경복궁은 1990년부터 본격적으로 복원사업을 추진하여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경복궁은 각기 다른 역할을 담당한 건물이 12곳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1. 근정전
근정전은 경복궁의 정전입니다. 근정이란 이름에는 천하의 일을 부지런히 하여 잘 다스린다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경복궁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건물로 가장 화려하고 권위가 있어 왕의 위엄을 드러내는 곳입니다. 근정전은 다른 건축물과 비교하여 가장 높은 위치에 지어져 있습니다. 경복궁의 터는 평지이나 계단을 다른 건물보다 더 많이 오르게 만들어 가장 높게 건축되었습니다. 왕의 즉위식이나 문무백관의 조회, 과거 및 외국 사절의 접견 등 국가의 공식 행사를 치르던 곳입니다. 왕의 위치인 근정전의 중앙에서 광화문 방면을 바라보면 그 당시 육조거리까지 전면이 훤히 뚫려 한양을 시원하게 바라볼 수 있는 위치입니다. 해설사께서는 나라를 통치하는 왕의 시선이란 표현을 하셨습니다. 실제로 근정전의 중앙에서 광화문 방향을 바라보니 근정전이 확실히 높게 지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뻥 뚫린 앞의 전경이 신기했습니다. 근정전의 좌측으로 돌아가 측면에 있는 문으로 천장을 바라보면 용의 발가락을 볼 수 있습니다. 중국보다 더 많은 수의 발가락을 만든 것이 상징적이라고 합니다.
2. 수정전
수정전은 고종 4년(1867)에 지어진 것으로 당시의 궐내각사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 있는 건물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서울대학교에 있는 세종 때에 한글 창제의 산실인 집현전이 이곳에 있었다고 합니다.
3. 경회루
경회루는 왕이 신하들에게 큰 연회를 베풀거나 외국 사신을 접대하던 장소입니다. 그 밖에 과거 시험이라든가 기우제 등이 설행 되기도 했던 곳입니다. 경회루는 일반 관광객들의 출입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출입문 밖에서 화려한 건축물과 조화롭게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연못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특정한 날에 사전 예약자들에만 경회루의 내부를 관람할 수 있으니 경복궁을 방문할 계획이 있으시면 미리 날짜를 맞춰 경회루 내부 관람까지 하고 오시면 좋을 듯합니다.
4. 사정전
근정전 바로 뒤에 배치된 사정전은 왕의 집무실인 편전으로 최고 통치가인 왕이 공식적인 업무를 처리하던 곳입니다. 일상적인 국정 운영이 이곳에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5. 강녕전
근정전과 사정전을 지나면 왕의 일상생활공간인 강녕전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왕은 독서와 휴식 등 일상생활뿐 아니라 신료들과 편안히 만나 국정 현안을 의논하기도 한 장소입니다.
6. 교태전, 아미산 굴뚝
교태전은 왕비의 침전입니다. 이곳에서 왕비는 내명부의 수장으로서 궐 안의 살림살이를 총지휘하였습니다. 아미산은 교태전의 후원으로 화단을 계단식으로 쌓아 만든 화계입니다. 현재 4개의 굴뚝이 서 있는데 6 각형으로 된 굴뚝 벽에는 덩굴무늬, 학, 박쥐, 봉황, 소나무, 매화, 국화, 불로초, 바위, 새, 사슴 따위의 무늬를 조화롭게 배치하였습니다.
7. 동궁
동궁은 차기 왕위 계승자인 세자의 활동 공간입니다. 세자는 떠오르는 해처럼 다음 왕위를 이을 사람이기에 궁의 동쪽에 배치하고 동궁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8. 소주방
소주방은 조선 시대 왕의 수라와 잔치 음식을 준비하던 궁중 부엌입니다. 소주방은 왕과 왕비의 일상 진지를 지어 올리는 내소주방과 궁중의 잔치, 고사 음식을 차리던 외소주방, 왕의 간식인 다식, 죽, 떡 등을 차리던 생물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중종 때 총애를 받던 실존 인물인 장금을 잠시 떠올렸던 장소였습니다.
9. 자경전, 자경전 십장생 굴뚝
자경전은 고종 4년(1867) 경복궁을 중건할 때 흥선대원군이 고종의 양모인 조대비를 위해 지은 건물입니다. 조대비는 고종의 즉위에 결정적인 이바지한 인물입니다. 자경전 십장생 굴뚝은 자경전 뒷담의 한 면을 돌출시켜 만든 것인데 굴뚝 한가운데는 십장생 문양을 구워 박아 넣었고 위아래로는 학과 불가사리, 벽사상 등을 배치하여 악귀를 막고 장수를 기원하는 벽사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10. 향원정, 건청궁
향원정은 경복궁 북쪽 후원 영역에 조성된 정자입니다. 연못인 향원지와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을 이루고 있습니다. 건청궁은 향원정 북쪽에 있으며 왕의 처소인 장안당과 왕비의 처소인 곤녕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곤녕합은 고종 32년(1895) 명성황후시해사건 때 명성황후가 살해된 비극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해설사께서 이곳은 슬픈 역사적 사건의 장소이기도 하고 기쁜 역사적 사건도 있었던 장소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바로 이곳에서 에디슨이 발명한 전기를 우리나라 최초로 빛을 밝힌 의미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고 하셨습니다.
11. 집옥재
집옥재는 경복궁 북문인 신무문과 건청궁 사이에 있습니다. 서재와 외국 사신 접견소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12. 태원전
태원전은 고종 5년(1868)에 건립되어 태조와 원종의 초상화를 봉안하였으며 고종 27년(1890)에는 신정왕후의 관을 모셨으며 고종 32년(1895)에는 명성황후의 관을 모시던 곳입니다. 동궁과 달리 떠나시는 왕과 왕비를 모시는 곳은 경복궁의 가장 서편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후기
미학적으로 근정전을 중심으로 사방을 둘러보면 우리나라 특유의 예쁜 산세가 경복궁을 감싸고 있는 모습입니다. 특히 청와대가 있는 장소에 마치 호랑이가 청와대를 보호하고 있는 듯한 호랑이 등 모습처럼 보이는 산세가 신기하게 보입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 내국인보다는 외국인이 더 많았습니다. 아름다운 우리나라 산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어 보였습니다. 계절별로 다양한 모습을 뽐내는 경복궁은 참 아름다운 장소입니다.
기능학적으로도 우리나라의 지형이 70% 이상이 산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는 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자연스럽게 궁궐이 보호막으로 둘러싸이도록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물론 선조 25년(1592)에 임진왜란으로 전소되고 일제강점기 때 일본에 의해 의도적으로 90% 이상의 전각이 헐리는 슬픈 역사를 안고 있지만, 궁궐을 지키려는 선조들의 의지가 현재 경복궁을 둘러싼 산세를 통해 느껴지는 듯합니다.
포스팅을 위해 경복궁에 관해 정리하다 보니 한 시대를 아울렀던 큰 역사적 사건들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게 되었습니다. 조선 시대 최고의 궁궐을 두 차례나 크게 잃게 되고 다시 건설하면서 우리가 마음 깊이 새겨야 할 것이 무엇인지 잘 알게 되었습니다.
경복궁이 자리를 잡은 블록 안에는 북쪽 우측으로 국립민속박물관이 있으며 남쪽 좌측인 광화문 바로 옆에는 국립고궁박물관이 있습니다. 가깝기도 하고 유용한 자료가 가득하여 경복궁과 함께 코스로 둘러보시기를 추천합니다.
MBTI가 T이든지 아니면 F이든지 이성적으로든 감성적으로든 모든 분을 만족시킬 수 있는 곳이 아닐까요? 국보와 보물로 꽉 찬 경복궁 일대를 산책하는 것은 늘 예상했던 것보다 그 이상을 우리에게 보답하는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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