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탐방 후기
경주역사유적지구
천년을 지속해 온 국가가 전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을 만큼 대단한 것이라고 합니다. 천년을 이어온 신라 시대의 문화가 대부분이 경주에 집중되어 있다고 합니다. 아이와 함께 갈만한 곳을 탐색하다 필수 여행코스가 되어버린 경주를 4박 5일 동안 탐방했습니다.
월성 지구에 있는 경주 월성, 동궁과 월지, 첨성대, 국립경주박물관, 황룡사 지구에 있는 황룡사 터와 분황사, 대릉원 지구에 있는 왕릉, 산성 지구에 있는 보문관광단지 등 어느 방향으로 어디를 가든 볼거리가 풍성합니다.
경주 시내에는 왕궁이 있었던 자리라 볼거리가 가득합니다. 월성 지구를 하루 코스로 정해서 다니려고 했는데 워낙 즐길 거리가 많은 곳이어서 하루하고 반나절이 더 걸렸습니다. 여유롭게 도시를 관람하시는 분이시라면 이틀 코스로 추천합니다.
세계유산
1. 동궁과 월지
관람 : 09:00~22:00
연중무휴
입장료 : 어른 3,000원, 군인/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
주차료 : 무료
동궁과 월지는 신라의 별궁으로 원래 있었던 수십 개의 전각 중 지금은 3개만 복원된 상태입니다. 동궁에는 세자가 거처했으며 큰 연못이 가운데 있고 그 주위에 각각의 용도가 있는 건물이 있는데 이곳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정원 중 하나인 월지입니다.
주간에 가도 야간에 가도 한여름에도 한겨울에도 다채로운 풍경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호수와 가장 인접한 임해전은 신라 왕족들과 대신들이 거대한 인공 연못에 조경해 놓고 풍류와 연회 장소로 사용하던 곳입니다.
월지는 어느 곳에서 바라보든지 절대 연못 전체가 보이지 않게 의도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어느 지점에서든 연못 전체가 보이지 않게 만들어 그곳이 아주 넓다는 느낌을 갖게 하기 위함이라고 전해집니다.
한국 정원의 전형적인 양식인 연못 안에 삼신산을 표현하는 세 개의 산을 만들었습니다. 연못 안에 크기가 서로 다른 섬 3개를 만들어 섬 안에 진귀한 식물을 키우고 각종 동물을 풀어놓았다고 합니다.
2. 첨성대
첨성대는 633년 (선덕여왕 2)에 지어진 신라 시대의 천문대입니다.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관측대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고대 건축물 중에서 유일하게 후대의 복원이나 재건 없이 창건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문화재입니다.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무거운 돌을 쌓은 중력식 구조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유연하고 아름다운 병 모양이며 구조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첨성대는 춘분과 추분에 태양이 남중할 때 광선이 첨성대 밑바닥까지 완전히 비칩니다.
왕궁에 가까운 곳에 위치시켜 고대 국가에서 중요시되었던 국가의 길흉을 점치고 농사 시기와 정치와도 관련이 깊은 천문학을 근거리의 첨성대를 통해 활용했다고 전해집니다. 첨성대 가운데 난 구멍으로 사람이 들어가 위로 올라가게 되어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바깥쪽에 사다리를 놓고 창을 통해 안으로 들어간 후 사다리를 이용해 꼭대기까지 올라가 하늘을 관찰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첨성대는 당시의 높은 과학 수준을 보여주는 귀중한 문화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국립경주박물관
무료 관람
오전 10시~오후 6시 (토요일, 공휴일은 1시간 연장)
야간 개장 : 3월~12월 오후 9시까지
휴관일 : 1월 1일, 설날, 추석
경주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을 전시합니다. 주로 신라 시대의 유물 중심으로 전시하고 있습니다. 금관과 같은 화려한 세공 유물이 대부분 박물관에 있어서 방문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경주를 방문할 때 꼭 가야 할 장소 중의 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역사관, 신라미술관, 월지관, 옥외전시장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소장된 유물은 8만여 점이라고 합니다. 그중 3천여 점을 상설 전시장에서 볼 수 있습니다.
신라역사관은 크고 아름다운 주요 건물이며 천마총 금관과 대릉원에서 출토된 섬세한 유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옥외전시장은 불국사의 석가탑과 다보탑의 모형이 있고 국보 제29호인 성덕대왕신종이 걸려 있습니다.
4. 대릉원
09:00~22:00
입장료 무료
천마총 입장료 3,000원
대릉원에는 수많은 유물이 쏟아져 나왔던 천마총, 미추왕릉, 황남대총 남분, 황남대총북분이 있습니다. 천마총에서만 1만 1,297점의 유물이 출토된 것을 보면 신라 고분의 가치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합니다.
대릉원의 여러 무덤 중에 유일하게 내부를 전시관의 형태로 관람할 수 있는 곳은 천마총입니다. 천마총의 내부를 관람하면서 연달아 감탄사를 내뿜었습니다. 화려한 유물 앞에서 어떤 말이 더 필요한지 모르겠습니다.
금관이나 금제 허리띠 등과 같은 유물의 모습은 원래 상태대로 공개되어 있습니다. 특히 신라 문화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금관을 위시해 금제 유물이 수없이 많습니다. 금의 왕국 신라를 천마총 안에서 제대로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신라는 천년이 훨씬 지난 시대이므로 그림류의 유물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고 합니다. 신라뿐 아니라 삼국시대 전체를 통틀어 벽화를 제외하면 가장 오래된 그림이며 신라 회화 작품으로는 유일합니다. 그래서 천마도가 특수하고 귀중하게 여겨진다고 합니다.
마무리
경주는 그저 하나의 도시가 아닙니다. 경주는 찬란한 천년의 역사를 가진 신라의 수도였습니다. 화려한 그 역사만큼이나 빼어난 유적과 유물이 가득한 보물 창고와 같은 경주 나들이는 여행 전부터 아이와 저를 설레게 했습니다.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경주는 세계 4대 고대 도시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천년에 걸친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들어 가 있는 경주를 4박 5일 동안 알려고 한 것은 무리였나 봅니다. 돌아오는 계절에 아이와 함께 다시 찾아 천년 유산의 진수를 더욱 충실하게 맛볼 계획입니다.
분명한 것은 이번 나들이를 통해 아이와 제가 경주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커졌다는 사실입니다. 한낱 부서진 기와처럼 보였던 얼굴무늬 수막새가 신라의 미소라고 불리며 박물관의 한편에 귀중하게 전시된 이유를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가식 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이 기와가 풍기는 느낌으로 경주 여행을 정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