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과 불국사 탐방 후기
중학교 시절 수학여행으로 경주역사유적지구를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그 후로 경주를 방문할 기회가 없어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가본 적이 없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 이제 아이가 유적지 탐방을 하는 나이가 되었고 문화유적 하면 조금도 망설임 없이 떠오르는 우리나라 최고의 유적지 중의 하나인 석굴암과 불국사를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1250년 전에 어떻게 이렇게 위대한 건축물이 지어졌을까요? 그것도 우리나라 어디에도 비슷한 건축물을 찾아볼 수 없는 건축물을 말입니다. 참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석굴암과 불국사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95년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석굴암과 불국사의 위대함이 외형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도 있듯이 앞으로 무슨 일이든 주어진 일을 할 때 외형과 내면을 올바르게 갖춰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 유의미한 체험학습이었습니다.
석굴암
1. 관람정보
제 기억으로 석굴암은 내부가 매우 시원했고 높이 있었고 크고 웅장했었는데 같은 느낌을 아이는 체험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직접 그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이제는 유리 벽이 설치되어 있어 직접 관람이 어렵고 내부를 들여다보는 정도의 관람만 가능합니다.
석굴암을 직접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었던 제가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석굴암을 가득 채우고 있는 여러 조각상의 생생한 모습을 아이와 함께 감상하고 싶었는데 사실 매우 아쉬웠습니다. 한 해에 단 한 번 예외적으로 부처님 오신 날에만 차단막 안으로 들어가 내부를 돌아볼 수 있다고 하니 나중에 기회가 한 번 오리라 기대해 봅니다.
2. 예술적 가치
석굴암은 서기 751년 신라 경덕왕 때 당시 재상이었던 김대성이 창건하기 시작하여 23년 후인 774년 신라 혜공왕 때 완공하였습니다. 완공된 지 1250년이 지난 지금까지 후세에게 최고의 걸작품이라고 여겨지는 석굴암의 매력을 파헤쳐 봅니다.
세계유산인 석굴암과 불국사는 천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천재 예술가의 혼이 담긴 신라 문화의 정수를 후세에게 전하고 있는 경이롭고 자랑스러운 한국의 문화유산입니다. 특히 석굴암은 인간의 창의성으로 빚어진 걸작으로 표현됩니다. 석굴암은 건축, 수리, 기하학, 종교, 예술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석굴암에서 바로 앞을 바라보면 시야를 가리는 것이 아무것도 없이 훤하게 동해가 보입니다. 거장의 예술가 김대성은 위대한 자연을 품어 석굴암을 미학적으로도 아름답게 했습니다. 신라인의 종교적 열정과 참된 아름다움을 향한 그들의 예술적 영감이 빛나는 것처럼 말입니다.
위대한 미술품을 간직하고 있는 석굴암은 불교의 교리를 예술적으로 훌륭하게 형상화한 작품이라고 여겨집니다. 자비로움을 표현하는 듯한 정교하고 원숙한 조각 기법으로 완성된 본존불의 모습이 매우 뛰어납니다. 본존불의 고요한 모습이 주는 석굴 전체에 풍기는 신비로움을 높이 평가합니다.
3. 건축학적 가치
예술 분야는 제가 잘 몰라서 저는 건축학적 위대함에 진정으로 감탄했던 것 같습니다. 인도나 중국 등지에는 석굴이 일반적이며 본래 존재하는 석굴 안에 조각만 하여 석굴암좌를 만든다고 합니다. 석굴암은 토함산 중턱에 있는 단단한 화강암을 깎아 만들었기 때문에 조각의 난이도로 최상위라고 합니다.
하지만 불멸의 신품이라는 찬사를 받는 석굴암은 인위적으로 석굴 전체를 설계하여 만든 작품이라고 합니다. 내부에 화강암을 이용하여 인위적인 석굴을 만들고 360여 개의 넓적한 돌로 원형 주실의 천장을 교묘하게 구축한 건축 기법은 세계에 유례가 없는 뛰어난 기술이라고 합니다.
최근 언론에서 자주 아파트나 지어진 지 얼마 안 된 건물의 부실 공사에 관한 부끄러운 뉴스를 보도합니다. 그 시절로의 회귀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제가 전실을 헐어버리기 전까지 천년 동안 튼튼하게 버텨온 지극정성으로 완성된 석굴암을 보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무언가를 만들 때 배우고 체득해야 할 자세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4. 석굴암의 훼손이 주는 교훈
또한, 우리가 명심하고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석굴암이 만들어진 후 천년의 세월보다 일제강점기 동안 일본인들이 햇살론을 운운하며 석굴암을 심하게 훼손한 반세기가 석굴암의 원상태 보존이 어려웠던 가장 큰 이유라고 합니다.
일제 강점 초기에 조선 문화재를 파악하고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천년의 역사를 가진 석굴암의 전실 전각을 부숴버린 것은 석굴암의 원형에 매우 치명적이었다고 합니다. 불상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이끼와 곰팡이로 까맣게 오염되었습니다.
석굴암의 문화적 가치, 예술가의 혼, 불후의 걸작을 훼손한 사실 모두가 저와 아이에게 크게 다가왔습니다. 우리나라의 보배이자 전 인류의 보물로 인정받은 석굴암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앞으로 잘 보존하고 지켜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불국사
1. 역사
불국사는 석굴암과 같은 서기 751년 신라 경덕왕 때 김대성이 발원으로 창건하여 서기 774년 (혜공왕 10) 12월에 그가 생애를 마칠 때까지 완공을 보지 못하였으며 그 뒤 국가에서 완성했습니다.
불국정토를 속세에 건설하겠다는 야심에 찬 통일신라의 꿈을 드러내는 건축물로 불국사는 신라인이 그리던 불국, 이상적인 피안의 세계를 대웅전과 극락전을 중심으로 옮겨놓은 것입니다. 치밀한 구성, 완성도, 아름다움으로 유명한 사찰입니다.
2. 계단
가장 인상적인 것 중의 하나가 돌로 된 계단인 청운교와 백운교입니다. 다른 사찰에 비해 경사지고 상당이 가팔라서 아이와 오르기에 조금 힘들었습니다. 불국사 경내에는 석단으로 크게 양분되어 있는데요. 이 석단은 그 아래와 위가 전혀 다른 세계라는 의미를 지닙니다.
현생 세계에서 청운교와 백운교의 위는 상징적인 불국정토, 즉 부처님의 나라인 불국이고 그 아래는 아직 거기에 이르지 못한 보통 사람의 세계를 나타냅니다. 사람들은 청운교와 백운교로 올라 대웅전과 다보탑과 석가탑이 있는 현세의 석가모니불에게 갑니다.
내생 세계인 극락정토로 가는 연화교와 칠보교도 왼쪽에 세워져 있습니다. 크고 작은 돌을 섞어 개체의 다양성을 나타내고 있고 굵고 굳센 돌기둥과 돌 띠로 둘러 견고한 통일과 질서를 나타냅니다.
3. 석가탑과 다보탑
삼층석탑인 석가탑과 다보탑은 너무나도 유명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보입니다. 이 두 탑은 불국사의 사상 및 예술의 정수입니다. 대웅전의 전면에 있는 마당에 좌측과 우측으로 세워져 있습니다. 석가탑은 석가모니여래를 다보탑은 다보여래를 상징합니다.
동쪽에는 다보탑을 두고 서쪽에는 석가탑을 배치했는데 두 탑을 같은 위치에 세운 이유는 현재의 부처인 석가여래가 설법하는 것을 과거의 부처인 다보불이 옆에서 옳다고 증명한다는 법화경의 내용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도록 탑으로 구현하고자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다보탑은 특수형 탑을, 석가탑은 우리나라 일반형 석탑을 대표합니다. 층 구조를 버린 자유롭고도 독특한 형식의 다보탑과 단아함을 뽐내는 석가탑이 짝을 이루어 강렬한 대비를 느낄 수 있는 절묘한 구성입니다.
다보탑은 참신한 발상을 통해 4각, 8각, 원을 한 탑에 짜임새 있게 구성하고 각 부분의 길이, 너비, 두께를 일정하게 통일시켜 8세기 통일신라 미술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안타깝게도 일제강점기인 1918년부터 1925년까지 보수공사를 핑계로 여러 건물이 소실되었고 다보탑의 석물(사자)과 사리함 등을 일본으로 빼돌렸습니다.
석가탑은 완벽한 비례와 기하학적인 직선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석가탑 안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나온 것으로 잘 알려졌습니다.
1593년 (선조 26) 5월 왜구가 침입하여 백성들과 물건을 노략질할 때 좌 병사는 활과 칼 등을 이 절의 지장전 벽 사이에 옮겨다 감추었고 왜병 수십 명이 이 절에 와서 불상과 건물과 석조물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감탄하다가 무기가 감추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절을 불태워버렸다고 합니다. 지금도 대웅전의 장대석 등을 살펴보면 화재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1970년대 대 복원공사로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용정보
문의
석굴암 054-746-9933, 불국사 054-746-9913, 불국사 템플스테이 054-746-0983
석굴암과 불국사 입장 요금
무료
관람 시간
연중무휴, 주중 오전 9시 ~ 오후 6시, 주말 및 공휴일 오전 8시 ~ 오후 6시, 입장 마감 6시, 퇴장 시간 7시, 사정으로 시간 변동 가능
교통 안내
터미널이나 경주 시내 : 불국사행 10번, 11번, 700번 버스 불국사 하차 후 12번 버스 환승
신경주역 : 700번 버스 (35분 간격) 불국사 하차 후 12번 버스 환승 석굴암에서 불국사로 돌아오는 버스는 매시 정각 출발
주차 안내
승용차 1,000원 중형차 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