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창덕궁 관람 후기

sweetnlight 2023. 11. 1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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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은 아름답고 넓은 후원 때문에 다른 궁궐보다 왕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곳이라고 합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룬 가장 한국적인 궁궐로 일컬어지는 창덕궁을 아이와 함께 탐방해 보았습니다.

 

소개

건설 배경

창덕궁은 조선조 3대 임금인 태종이 1405년에 제2의 왕궁으로 창건했습니다. 따라서 수도 한양의 서쪽에는 경복궁이 동쪽에는 창덕궁이 위치하여 균형 잡힌 도시공간을 구성했습니다. 동쪽의 창경궁과 함께 하나의 궁궐로 사용되어 동궐이란 별칭을 가진 곳이기도 합니다.

 

대표 건축물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 창덕궁의 입장 요금 체계처럼 전각과 후원으로 나누어 각 일대에 관한 내용을 담고자 합니다. 우선 전각에 있는 건축물부터 시작합니다.

 

창덕궁
창덕궁

 

1. 돈화문 일원

돈화문은 창덕궁의 정문입니다. 정문이어서 그런지 광화문처럼 화려하고 웅장한 느낌을 줍니다. 돈화문 왼편에 내부에 작은 카페가 있는 종합 관람 지원센터가 있습니다. 2층으로 된 목조 건물이며 왕이 행차를 하거나 국가 행사를 치를 때 드나든 문이라고 합니다. 남쪽에는 이미 종묘가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돈화문은 궁궐의 남서쪽 끝에 세워졌습니다. 종묘와 함께 관람하시는 관광객이 많으신데 종묘 정문에서 왼쪽 길로 벽을 따라 걷다 보면 전면에 화려한 문이 보이고 이곳이 돈화문입니다. 궁궐의 중심부가 동쪽에 있어서 돈화문을 들어서면 동쪽으로 금천교를 건너 정전인 인정전 구역과 연결됩니다. 돈화문 앞에는 크고 높은 평평한 돌이 있으며 여기서부터 종로까지 관청 거리가 뻗어 있었습니다. 현재에도 돈화문 정문에서 정면을 바라보고 있으면 서울의 가장 중심부에 있음을 종로와 을지로에 즐비한 고층 건물로 알 수 있는 곳입니다.

 

2. 인정전 일원

인정전은 창덕궁의 정전입니다. 왕의 즉위식을 거행하던 장소이며 신하들이 임금에게 문안도 하고 정사를 아뢰며 외국의 사신을 접견하는 등 중요한 의식을 행하던 곳입니다. 1908년 인정전 내부를 고치면서 커튼과 전등을 설치하는 등 서양식 실내 장식이 도입되었다고 합니다. 해설을 듣기 전에는 전형적인 정전의 실내 장식이 아니어서 조금 의아해했습니다. 앞쪽에는 임금이 다니는 어도와 벼슬의 등급을 나타내는 품계석을 둔 조정 마당을 두어 국가의 상징 공간으로 삼고 뒤편에는 인정전 뒷산인 매봉과 맥이 이어지도록 계단식 정원을 마련하였습니다. 조정 마당을 둘러싼 내행각에는 호위대 주둔소와 창고 등을 두었다고 합니다. 인정문 앞 외행각의 사다리꼴 마당은 불규칙한 지형과 규칙적인 궁궐 형식을 절묘하게 융합한 공간으로 세종 때 건축가 박자청이 설계했다고 합니다. 창덕궁을 특별한 장소로 여기게 만드는 전형적인 궁궐의 모습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모양의 마당입니다.

 

3. 선정전

선정전은 궁궐의 사무공간입니다. 왕이 고위직 신하들과 더불어 일상 업무를 보던 곳으로 지형에 맞추어 정전 동쪽에 지어졌습니다. 왕이 평상시 나랏일을 보시던 곳으로 아침의 조정회의, 업무 보고, 국정 세미나인 경연 등 각종 회의가 매일같이 열렸다고 전해집니다. 선정전 주위를 둘러싼 행각들은 비서실, 창고 등으로 이용되었으나 전체적으로 비좁아 옆에 있는 희정당으로 편전 기능이 옮겨 가면서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는 혼전으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왼편에 있는 인정전과 뒤편에 있는 대조전의 규모와 비교해 볼 때 그 사이에서 배우 비좁아 보이긴 합니다. 건축학적으로 청기와를 얹은 것과 앞쪽 선정문까지 복도각 건물로 연결한 것이 특징적이라고 합니다.

 

4. 희정당

희정당은 왕의 거처이며 집무실입니다. 원래의 이름은 승문당이었는데 연산군 대에 희정당으로 변경되었다고 합니다. 선정전의 편전 기능을 대신한 또 다른 집무실로 활용되었으며 왕의 침실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앞쪽에는 자동차를 타고 내릴 수 있도록 현관이 마련되고 내부에는 유리창과 전등, 근대적 화장실을 설치하고 유럽풍의 가구를 갖추고 있습니다.

 

5. 대조전

대조전은 창덕궁의 침전으로 왕비의 생활공간이었으며 왕실 생활의 마지막 모습이 비교적 잘 남아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대조전 뒷마당은 계단식 화단, 굴뚝 등으로 아름답게 꾸며 놓았는데, 이는 내명부의 수장으로서 어려움이 많았던 왕비의 심신을 달래기 위함으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규모 적인 부분에서도 선정전과 희정당을 합친 면적보다 더 넓은 공간으로 지어져 있습니다.

 

6. 성정각 일원

성정각은 왕세자의 공부방이었습니다. 전각에서 후원으로 가는 넓은 길에 큰 건물인 중희당이 있고 이 일대가 왕세자의 거처인 동궁입니다. 성정각은 동궁에 있는 많은 건물 중의 하나입니다.

 

이외에도 전각에는 왕을 가까이에서 보좌하기 위해 궁궐 내에 세운 관청인 궐내각사, 역대 황들의 초상화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선원전, 헌종의 애틋한 사랑이 담긴 낙선재, 궁궐에 남아있는 돌다리 가운데 가장 오래된 금천교 등이 있습니다.

 

기타 시설

후원으로 넘어가기 전에 작은 카페와 기념품 판매점이 있습니다. 선정전 맞은편에 있는데 고급스럽고 우리 전통문화를 담은 예쁜 기념품들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천 원대의 저가부터 십만 원이 훌쩍 넘는 고가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품목들이 많이 있습니다.

 

창경궁 입구인 함양문으로 들어가는 쪽에 후원으로 올라가는 길이 왼편에 있습니다. 이곳에 후원 매표소가 있으며 창경궁과 후원 모두 매표가 가능한 곳입니다.

 

후원은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리면서 골짜기마다 정원을 만들었는데 부용지, 애련지, 관람지, 존덕지 같은 연못을 만들고 옥류천 주변에는 소요정, 청의정, 태극정 등 아담한 규모의 정자들을 세워 자연을 더 아름답게 완성했습니다. 특히 부용지는 창덕궁 후원으로 들어서는 입구에 있는 커다란 연못인데 주변으로 십자 모양의 독특한 정자 부용정이 있습니다. 과거 시험을 치렀다는 영화당이 자리 잡고 있으며 창덕궁 내에 유일한 쉼터 공간입니다. 인근에 매점이 있어 가벼운 음료와 함께 화려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부용지 주변에서 잠시 휴식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연경당은 안채와 사랑채를 따로 둔 사대부 집처럼 지었으며 궁궐의 전각이면서도 단청을 입히지 않은 소박한 모습으로 후원의 정취를 더합니다.

 

후원은 왕과 왕실 가족의 휴식을 위한 공간이었지만 왕이 주관하는 여러 가지 야외 행사가 열리는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조선 초기에는 왕이 참석하는 군사 훈련이 자주 시행되었고 활쏘기 행사도 열렸으며 대비를 모시는 잔치나 종친 또는 신하를 위로하는 잔치도 베풀었다고 전해집니다. 왕이 직접 후원에서 곡식을 심고 길러 농사의 어려움을 체험하였고 왕비는 친히 누에를 쳐서 양잠을 장려하기도 했습니다.

 

관람정보

매주 월요일 휴관 (정기 휴관일인 월요일이 공휴일일 경우 개방하며 다음날 휴관)
2월~5월, 9월~10월 09:00~18:00
6월~8월 09:00~18:30
11월~1월 09:00~17:30

 

전각관람

입장료는 10인 이상 단체인 경우 20% 할인이 적용됩니다. 내국인은 만 25세에서 만 64세는 3,000원이며 외국인은 만 7세에서 만 18세까지 1,500원이며 만 19세에서 만 64세까지는 3,000원입니다.

후원 관람

전각관람 구매자에 한하여 구매가 가능합니다. 선착순 입장이며 인원 제한이 적용됩니다. 경로우대 및 단체할인 적용이 불가합니다. 내외국인 만 19세 이상은 5,000원이며 만 7세에서 만 18세까지는 2,500원입니다.

 

4대 궁(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및 종묘 관람권이 모두 포함된 통합관람권은 10,000원입니다. 통합관람권 소지자는 후원 관람도 포함되어 있다고 하니 고궁 관람을 계획하고 계시면 통합관람권이 훨씬 이득입니다. 구매 후 3개월간 유효합니다.

 

통합관람권 소지자, 무료 및 감면 대상자가 온라인으로 후원을 예매하였으면 결제된 비용은 관람 당일 매표소에서 환불 신청하시면 됩니다. 다른 궁궐에 비해 요금 체계가 복잡하니 미리 자세한 내용을 숙지하시고 관람권을 구매하시기를 권합니다.

관람 해설

전각 해설은 돈화문 안쪽 종합 안내도 앞에서 시작 후원은 정해진 시간에 입장하여 해설사와 함께 이동하며 관람합니다. 전각 및 후원 입장 시간 미준수 시 입장 및 환불이 불가합니다. 외국어 안내 시간에는 외국인과 동반한 내국인(최대 2인) 외에 내국인은 입장 불가합니다. 관람 해설 시간은 계절별, 일몰 시각 등에 따라 수시로 변경되니 창덕궁 홈페이지 혹은 현장 디지털 배너 관람 해설 시간 정보를 참조하셔야 합니다.

오시는 길 안내

지하철 이용 시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에서 도보 5분이며 1, 3, 5호선 6번 출구로 나오시면 도보 10분이면 도착합니다. 자가용 이용 시 창덕궁 주변에 있는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셔야 합니다. 원서공원 앞에 있는 노상공영주차장이나 삼환빌딩 주차장이 근거리에 있습니다. 두 곳 모두 최초 30분에 3,000원이며 초과 10분당 1,000원입니다.

 

총평

경복궁이 그러하듯이 중국을 비롯한 동양의 궁궐은 남북을 중심축으로 하여 엄격하게 배치되었습니다. 그러나 산자락에 자리 잡은 창덕궁은 인위적인 제도를 벗어나 주변 자연 지형에 순응하고 변화를 거듭하면서 가장 한국적인 형태의 궁궐 모양을 갖추고 있습니다.

 

영국의 신도시에는 산속에 자연을 헤치지 않으면서 동식물과 함께 조화롭게 어우러져 주택과 사무실이 지어져 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조선 시대 지어진 창덕궁은 600년이나 앞선 예지력이 돋보이는 공간입니다.

 

왕실 생활에 편리하면서도 친근감을 주는 공간 구성은 경희궁과 덕수궁 등 다른 궁궐 구성에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많은 조선의 궁궐들이 변형되거나 훼손됐지만 창덕궁은 조선 궁궐의 원형을 비교적 충실히 지니고 있습니다.

 

한국 전통 조경의 특성과 아름다움을 가장 훌륭하게 구현한 예로 평가되어 1997년 12월 유네스코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한국 전통 정원의 진수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조선 시대 궁궐의 뒷동산을 왕과 왕비의 걸음으로 걸어보시길 추천합니다.

 

후원은 창덕궁 전체 면적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넓고 가끔 호랑이가 나타나기도 했을 정도로 자연과 가까운 곳입니다. 직접 걸어서 골짜기의 연못과 정자들을 찾아다녀야만 후원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고 하니 계절별로 풍기는 절경들을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느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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